저주 스티커, 생산성
아침에 뜬금없이 눈이 왔다. 밖에 나가서 눈을 조금 맞았다. 잠시지만 이 장면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 날 응원하고 축하해주는 거 아닐까, 하는 퍽이나 이상적인 생각을 하며 빨리 집을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다. 어제 재희와 나눈 대화들 때문일까. 서둘러 옷을 차려입고 세수를 했다. 갑자기 눈이 그쳤다. 거의 저주야. 어제 재희가 내 태도에 대해 해준 말이다. 자주 허무와 상실감으로 괴로워하는 나. 과거를 이상화하며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한다. 이건 '거의 저주'라고 했다. 그것도 스스로 걸은 저주. 이 어감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지금도 쓰면서 미소가 흐른다. 보라색 종이 카드에 조악한 필기체로 쓰여있는 저주라는 글씨가 떠오른다. 머리를 풀은 채 붉은 눈을 부라리며 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