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렌 냄새가 코 안쪽까지 가득하다. 아마도 공기 중의 입자들이 내가 자는 동안 깊숙히 들어 온 거겠지. 아니면 망상이거나.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걱정인지 모르겠다. 엊그제 술을 잔뜩 마시고 자기 전에, 천장에 붙은 바선생(여기서 그의 이름 대신 선생 호칭을 붙이는 것은, 그 편이 기억을 불러오면서 입는 정신적 피해가 덜하다는 걸 뒤늦게나마 공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나보다 윗사람 같은 기분이 들어 이중적인 패배감이 들긴 하지만 이것이 그나마 적절한 관습적 명칭이라고 생각했다.)을 보았다. 괴로운 밤을 보냈다. 잠을 설쳤다. 다음날 다이소에서 바선생 퇴치제를 샀다. 그 옆에 방충효과와 냄새 제거에 탁월하다는 나프탈렌도 샀다. 예전에 한두번 써봤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다. 집에 돌아와 싱크대..